내가 파티시에가 되어 있을 것이라고 10년 전에는 상상도 못했다. 대학 졸업 후 런던에서 증권맨과 컨설턴트로 일하면서 바쁘게 살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렸을 때부터 F&B (요식업)에 관심이 많아서 ‘내가 그 분야에서 무엇인가를 할 수 있을까?’ 늘 고민하고 있었다. 그래서 주중에는 회사에서 근무하고 주말에 푸드마켓에서 한국식 버거를 만들어 판매하는 사업을 시작했다. 일주일 내내 일하는 것이 힘들었지만, 푸드마켓에서 여러 나라의 다양한 음식과 새로운 디저트를 접하는 것이 나에게는 큰 기쁨이었다.

그 후 시간이 흘러 한국으로 다시 돌아와 회사에서 근무하던 중 이제 더 늦기 전에 새로운 일에 도전해야겠다는 결심을 굳혔다. 가족뿐만 아니라 주변의 반대가 심했지만, 과감히 제과 학교인 나카무리 아카데미에 지원해 디저트 공부를 시작했고, 서울 경리단길에서 ‘슈가레인’이라는 이름의 디저트 매장을 열었다.

조한빛, 『슈가레인 카페 디저트 클래스』, pg.5